믿음의 길은 ‘내가 죽는 길’
사도 바울의 서신에는 반복적으로 “죽음”이 등장합니다. 사도 바울이 말하는 죽음은 육신의 생명이 끝나는 죽음이 아니라, 믿음 안에서 나를 내려놓는 죽음을 말합니다.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 (갈라디아서 2:20)
또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 단언합니다.
“형제들아 내가 그리스도 예수 우리 주 안에서 가진 바 너희에 대한 나의 자랑을 두고 단언하노니 나는 날마다 죽노라.” (고린도전서 15:31)
이 고백은 단순히 개인의 결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시는 믿음의 길입니다. 그렇다면 바울이 말한 ‘죽음’은 무엇이며,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내야 할까요?
1. 내가 죽는다는 것의 참된 의미
많은 사람들은 신앙생활에서 ‘죽는다’는 표현을 오해합니다. 흔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거나, 성격을 억누르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성경이 말하는 죽음은 단순한 자기 절제가 아닙니다.
내가 죽는다는 것은 곧, 내 마음 속 깊이 자리 잡은 세상과 죄, 그리고 육신의 영이 끊어지는 것입니다. 이는 내 의지로 되는 것이 아니라, 말씀 안에서 사는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역사입니다.
“그러므로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 (고린도후서 5:17)
내가 말씀 안에 거하면, 세상과 죄와 육신은 힘을 잃고, 내 마음은 말씀으로 채워지게 됩니다.
2. 말씀 안에 거할 때 이루어지는 변화
성경은 우리에게 단순한 지식이나 교훈을 주기 위해 주어진 책이 아닙니다. 성경은 곧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이며, 우리를 변화시키는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활력이 있어 좌우에 날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하나니.” (히브리서 4:12)
말씀 안에 거하면, 우리의 내면 속에 자리 잡았던 어둠의 세력이 끊어지고 빛으로 채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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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안에서 '나'라는 옛사람이 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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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안에서 세상의 욕심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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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안에서 내 안에 그리스도의 생명이 살아납니다.
그 결과, 우리는 더 이상 어둠 가운데 사는 존재가 아니라, 빛의 자녀로 살게 됩니다.
3. 날마다 죽는 삶 – 십자가의 길
바울은 단순히 한 번 죽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날마다 죽노라”라고 고백했습니다. 이것은 매일의 삶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영적 훈련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누가복음 9:23)
‘날마다’라는 말씀은 단 한 순간도 내 뜻대로 살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매일 말씀 앞에서 나를 부인하고, 십자가의 길을 따라갈 때, 그리스도의 생명이 내 안에서 드러나게 됩니다.
4. 내가 죽을 때 열리는 새로운 생명
내가 죽는다는 것은 결코 끝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것은 새로운 생명이 시작되는 길입니다. 바울이 말한 죽음은 곧 그리스도의 생명으로 사는 부활의 길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너희는 너희가 죽었고 너희 생명이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님 안에 감추어졌음이라.” (골로새서 3:3)
내가 죽으면, 더 이상 나의 욕심이 지배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내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자리를 잡고, 나는 주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믿음의 완성입니다.
5. 말씀을 노래하는 삶
말씀 안에 산다는 것은 단순히 말씀을 읽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삶으로 살아내며, 노래하며 고백하는 삶을 의미합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의 율례들을 나의 노래로 삼았나이다.” (시편 119:54)
말씀을 노래하는 삶은 내 마음이 항상 말씀과 함께 하는 삶입니다. 그것은 곧 내가 죽고, 말씀만이 내 안에 살아 역사하는 길입니다.
내가 죽는 믿음의 길을 걸어가자
사도 바울의 고백은 단지 과거의 간증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 모두가 걸어야 할 믿음의 길입니다. 내가 죽는 자리에서 참된 생명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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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을 때 내 안의 죄와 세상과 육신이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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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을 때 말씀으로 채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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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을 때 빛의 생명으로 살게 됩니다.
오늘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이, 사도 바울처럼 “나는 날마다 죽노라” 고백하며 말씀 안에 사는 삶, 말씀을 노래하는 삶을 살아가게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너희가 참으로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요한복음 8: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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