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린아이와 부모의 관계에서 배우는 믿음

어린아이는 부모님의 깊은 마음을 온전히 알지 못합니다. 단지 원하는 선물을 받으면 기뻐하고, 그것을 통해 부모님의 사랑을 느낍니다. 선물이 사랑의 전부는 아니지만, 아이는 그것으로 부모의 마음을 이해합니다.

믿음의 세계도 이와 비슷합니다. 신앙의 초기에 있는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육신의 복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습니다. 건강의 회복, 직장의 문제 해결, 가정의 필요 채움과 같은 응답을 경험하면서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배워갑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갓난 아기들 같이 순전하고 신령한 젖을 사모하라. 이는 그로 말미암아 너희로 구원에 이르도록 자라게 하려 함이라.”
(베드로전서 2:2)

어린아이의 믿음은 젖을 먹는 시기와 같습니다. 아직 단단한 음식을 감당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그 순전한 간구에도 응답하시며 사랑을 보여주십니다.


2. 어린아이의 믿음과 간구의 자리

어린 성도의 특징은 간구가 많다는 점입니다. 간구란 곧 자신의 필요를 하나님께 구하는 것입니다. 시험을 잘 보게 해달라고, 병이 낫게 해달라고, 물질의 형편이 나아지게 해달라고 간절히 매달립니다.

이는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닙니다. 성경도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고 다만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빌립보서 4:6)라고 말합니다. 하나님은 어린 믿음의 기도를 귀하게 들으시고, 때로는 놀라운 응답으로 우리의 믿음을 자라게 하십니다.

그러나 이 시기를 넘어가야만 비로소 성숙한 기도의 길로 들어설 수 있습니다. 마치 아이가 젖을 떼고 밥을 먹으며 성장하는 것처럼, 성도도 간구의 단계를 지나 기도의 깊은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3. 기도의 때로 들어가는 신앙의 성장

시간이 지나면서 성도의 기도는 점점 변합니다. 간구의 비중이 줄고, 하나님과의 교제를 위한 기도의 비중이 늘어납니다.

기도란 단순히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하나님과 마음을 나누고 동행하는 자리입니다. 시편 기자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하나님께 가까이 함이 내게 복이라. 내가 주 여호와를 나의 피난처로 삼아 주의 모든 행적을 전파하리이다.”
(시편 73:28)

이 시기의 기도는 “주님, 제 뜻을 이루어주세요”가 아니라 “주님, 제 마음을 당신의 뜻에 맞추어 주세요”라는 고백이 됩니다. 영 안에서 주님과 하나 되어 살아가는 삶 자체가 기쁨이 되고, 그 교제가 가장 큰 만족이 됩니다.


4. 다시 간구로 돌아가는 신앙의 깊은 자리

그러나 기도의 길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어느 순간 성숙한 성도는 다시 간구하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자기 자신을 위한 간구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와 다른 사람을 위한 중보의 간구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을 위해, 또한 아직 믿지 않는 세상을 위해 중보기도 하셨습니다.

“내가 비옵는 것은 그들을 위함이 아니요, 또 그들의 말로 말미암아 나를 믿는 사람들도 위함이니”
(요한복음 17:20)

성숙한 성도의 간구는 자신을 위한 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이 이 땅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간구입니다. 이때 기도와 간구의 경계가 무너지고, 두 가지는 하나로 연결이 됩니다. 기도가 곧 간구가 되고, 간구가 곧 기도가 됩니다.


5. 주님과 마음이 하나 되는 삶

믿음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주님과 마음이 하나 되는 은혜의 자리로 나아가게 됩니다. 옛 신앙의 선조들이 말하던 것처럼,
“내 마음이 주님의 마음이요, 주님의 마음이 내 마음이라.”

바울 사도는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라디아서 2:20)라고 고백했습니다. 이 고백은 더 이상 자기 뜻대로 사는 삶이 아니라, 주님의 뜻과 마음이 자신의 삶을 지배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우리도 이 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어린아이의 간구에서 출발해, 성숙한 기도로 나아가며, 다시 하나님 나라를 위한 간구로 확장되는 믿음의 여정을 걷는 것입니다.


참된 간구의 때를 사는 우리

신앙의 성장은 단계가 있습니다.

  1. 어린아이의 간구 – 나의 필요를 채우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단계

  2. 성숙한 기도 – 하나님과 교제하며 주님의 뜻을 따라 동행하는 단계

  3.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간구 – 다른 이를 위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중보하는 단계

이 모든 과정을 지나야 우리는 주님과 마음을 하나로 나누는 삶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의 기도는 어디에 머물러 있습니까? 혹시 아직 어린아이의 간구에만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주님과 동행하는 기도의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까?

우리 모두가 성령 안에서 성장하여, 참된 간구의 때를 살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도구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
(요한복음 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