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은혜를 종종 경험합니다. 오늘은 비 온 뒤에 맡은 한 줄기 향기를 통해 성령의 임재를 묵상하게 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이 글을 통해 독자 여러분도 주님께 집중하는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 비 온 뒤 운동장에서 경험한 향기

오늘은 하루 종일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런데 저녁이 되니 언제 그랬냐는 듯 비가 그쳤습니다. 아내와 함께 근처 학교 운동장을 산책하던 중, 갑자기 바람이 불면서 어디선가 당귀 향이 풍겨왔습니다. 순간적으로 흙냄새와 어우러진 그 향은 참으로 깊고 은은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걷던 아내는 그 향을 맡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근처 식당에서 나는 고기 냄새일 거야”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분명 당귀향이라고 생각했지만, 아내는 식당 냄새에 집중되어 있었기에 저와 같은 경험을 하지 못한 것이지요.

여기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있어도 각자가 무엇에 집중하느냐에 따라 경험은 전혀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 성령의 향기와 우리의 집중

성령의 임재도 이와 같습니다. 예배나 경배 중에 성령의 바람이 불면, 마치 꽃향기처럼 순간적으로 은은한 향이 코끝을 스쳐 지나갈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 향기를 맡는 것은 아닙니다.

성경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구원받는 자들에게나 망하는 자들에게나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니” (고린도후서 2:15)

즉, 성령의 임재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임하지만, 영이 주님께 집중된 사람만이 그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것입니다. 혼으로 아무리 집중하려고 해도, 영이 분산되어 있다면 주님의 은혜를 깊이 체험하지 못하는 것이지요.


🌸 향기를 맡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

물론 성령의 향기를 맡는 것이 신앙의 목적은 아닙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주님께 집중한 삶의 결과로 주어지는 은혜의 부산물일 뿐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성령의 향기를 꼭 맡아야겠다”라는 신비로운 체험만을 추구한다면, 그것은 올바른 신앙의 길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마태복음 6:33)

향기와 같은 체험은 우리가 주님께 먼저 집중할 때, 저절로 따라오는 은혜일 뿐입니다.


🎶 주님께 집중하는 훈련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의 영을 주님께 집중할 수 있을까요? 성경과 신앙의 전통은 몇 가지 길을 제시합니다.

  1. 말씀 묵상
    하루 중 잠깐이라도 성경을 읽고 곱씹으며, 말씀 속에서 주님의 음성을 듣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 119:105)

  2. 말씀기도
    단순히 기도의 제목을 늘어놓는 것이 아니라, 말씀으로 기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주님은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는 말씀을 기도로 고백하는 것이죠.

  3. 생명의 노래
    생명의 노래는 우리의 영을 주님께 집중시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고백과 감사로 드리는 노래가 우리의 마음을 주님의 임재 앞으로 이끕니다.

  4. 일상 속 작은 순종
    주님께 집중한다는 것은 단순히 예배 시간에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일에서 주님의 뜻을 구하고 순종할 때, 우리의 삶 전체가 주님께 향하게 됩니다.


🌬 주님께 집중된 삶이 주는 열매

바람이 불어야만 향기를 맡을 수 있듯, 성령의 바람이 불어올 때 우리는 그분의 임재를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향기를 맡는 체험이 아니라, 주님께 늘 집중된 삶을 사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고린도전서 10:31)

우리의 삶 전체가 주님께 집중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성령의 향기를 맡는 삶을 살게 됩니다. 그것은 억지로 만들어내는 체험이 아니라,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의 결과로 주어지는 은혜입니다.


✨ 맺음말

비 온 뒤 운동장에서 스쳐 지나간 당귀 향은 제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같은 자리에 있어도 마음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느냐에 따라 경험이 달라지듯,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집중할 때, 성령의 향기는 저절로 스며듭니다. 그 향기는 세상의 어떤 꽃향기보다도 더 향기롭고,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합니다.

그러므로 오늘도 말씀기도와 생명의 노래로 주님께 집중하며, 성령의 향기를 맡는 삶을 살아가시길 바랍니다.